올해 정비사업 마지막 ‘승부처’ 우동3구역 재개발 시선 집중
올해 정비사업 마지막 ‘승부처’ 우동3구역 재개발 시선 집중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6.12.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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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속속 시공자 찾아…GS건설, 대림산업 양강 체제 굳어져

   
 우동3구역.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올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 격전지로 꼽혔던 방배경남, 방배6구역, 신반포7차, 우동3구역, 삼익비치타운, 지산시영1단지 수주전이 마무리됐거나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대구 지산시영1단지는 지난 3일 시공자선정총회에서 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뽑았다. 이곳은 당초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30~40명의 홍보 요원을 투입하면서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현대건설이 방배6구역 입찰에 ‘올인’하기 위해 발을 빼면서 서희건설이 입찰에 참여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포스코건설의 압승으로 결론이 났다.

신반포7차 역시 4~5개의 대형 시공사가 관심을 가졌지만 대림산업이 이곳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시공권을 확보했다.

방배경남에서는 GS건설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이곳 역시 당초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수십 명의 홍보 요원을 수개월간 돌리면서 치열한 승부가 예측됐지만 입찰 하루 전 현대산업개발이 발을 빼면서 GS건설과 호반건설의 맞대결로 정리됐는데, 정비사업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GS건설의 우위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격적인 공사비를 제시한 호반건설의 패기가 높이 평가되곤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방배6구역 역시 대림산업의 완승이 예상되고 있다. 삼익비치타운, 지산시영1단지 등 수개월동안 홍보 요원들을 운영했던 현대건설이 이곳의 입찰을 포기하면서까지 방배6구역에 총력전을 기울였지만 강남에서 대림산업을 넘기에는 역부족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수원 팔달1구역에서는 ‘이변’이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해 자웅을 겨뤘다.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현대엔지니어링이 11표차로 승리했다.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최대 이슈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조기 철수와 현대산업개발이 현대엔지니어링에게 발목을 잡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강남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방배6구역에서도 입찰 후 10일 정도까지 수십 명의 홍보 요원을 동원해 현대건설이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사업 조건과 분위기에서 밀려 현대건설이 홍보 요원들을 철수시키면서 오는 10일로 예정된 방배6구역 시공자선정총회에서 대림산업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삼익비치타운도 상황은 비슷하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초접전 구도를 형성하는 듯 보였지만 이곳 역시 현대산업개발의 홍보 요원들이 조기 철수하면서 GS건설의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다. 또한 삼성물산 등 유수 대형 시공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현대산업개발이 정비사업의 초짜로 꼽히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에게 발목을 잡힌 것 역시 이변으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대형 시공사 부장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전의 판세를 요약하면 ‘대림산업의 독주와 GS건설의 뒷심’으로 정리될 수 있는 것 같다. 꾸준히 앞서가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림산업이 격전지로 꼽히던 신반포7차를 수주한 데 이어 방배6구역까지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해 전무후무한 ‘정비사업 8조 원 수주’ 기록을 쓰며 1위를 차지한 GS건설의 경우 지난달까지는 주춤했지만 막판 알짜 사업지 3곳에서 수주 가능성을 높이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GS건설이 2위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3년 연속 GS건설과 대림산업이 번갈아 가며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양강 체제’가 형성돼 내년에도 이 둘이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수주 격전지로 꼽힌 구역들의 시공자가 하나둘씩 정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동3구역에서는 올해 마지막 수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오는 17일 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GS사업단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GS건설의 상승세가 무서운 데다 경쟁사인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2곳 모두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일단 대우건설은 매각설과 감사 의견 거절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또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부산의 화명동과 명장 등 곳곳의 사업장에서 이주비관련 지급보증이 되지 않아 새로운 시공자를 찾는다는 첩보도 입수됐다.

한 대형 시공사 부장은 “부산의 몇 몇 조합관계자들을 접촉해보니 대우건설이 감사의견 거절 등 매각설이 돌면서 이주비관련 지급보증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시공사교체카드를 꺼내들면서 몇몇 조합측서 물밑 접촉이 온 것이 사실이다. 본사차원에서 검토 중으로 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방배경남ㆍ부산 삼익비치타운 조기 철수에 이어 수원 팔달1구역에서 현대엔지니어링에게 패배하며 내부 분위기가 무겁다.

이와 달리 GS건설은 방배경남과 삼익비치타운의 수주가 유력시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고 포스코건설 역시 대구 지산시영1단지의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우동3구역의 경우 특정 사업단 밀어주기 의혹이 거세지면서 민심의 향방이 GS사업단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최순실 정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우동3구역 일부 조합 임원들이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사업단을 시공자로 내정한 것처럼 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조합원들을 위한 것인데 일부 임원들이 마치 제 사업인양 행동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서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동3구역에서 벌어지고 일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며 “부재자투표 일정을 바꾸는 것을 두고도 격론이 오갔고 결국 대의원회의에서 50대49로 일정 변경이 의결됐다. 1표차로 가부가 결정된 것만 봐도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인근의 삼익비치타운와 관련해 일정을 짜 맞추고 있다는 애기까지 돌고 있어 주목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GS사업단이 입찰 시 제시한 계약서(안)이 경쟁사의 전단지에 등장하면서 조합 집행부와 대우사업단의 유착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입찰 시 제출한 계약서(안)을 각 사별로 교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GS사업단의 계약서(안)이 경쟁사의 전단지에 버젓이 등장했다”며 “조합에 밀봉됐던 자료가 특정 사에게만 유출된 것인데 이를 두고 밀실 거래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유출된 계약서(안)의 문구를 교묘히 이용해 경쟁사를 근거 없이 비방하는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눈길이 간다. 대우사업단의 전단지에는 ‘부실기업 GS건설, 얼마나 힘들면 조합원들께 연대보증을 세웁니까? 전 조합원 연대보증 요구’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GS사업단의 계약서를 살펴보면 모든 조합원들을 대표해 조합장 및 임원만 ‘연대보증’을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곳의 또 다른 조합원은 “공정 경쟁이 이뤄져야 조합원들에게 이득인데 특정 사업단의 계약서(안)이 유출됐으니 조합-특정 건설사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는 조합이 자초한 일이다”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조합이 앞장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양측의 사업제안서를 꼼꼼히 살피고 투표해야 한다. 재산이 걸려 있는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