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홈페이지 먹통’···정부3.0 뒷전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먹통’···정부3.0 뒷전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6.09.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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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우리 사회의 최근 화두는 ‘지진’이다. 추석을 앞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하고 19일 규모 4.5 지진을 포함한 여진이 400여 차례 지속된 탓이다.

여기에 지진 관련 주무부처인 국민안전처의 늑장 대응은 국민적 불안감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세워진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직후 홈페이지가 먹통이 된 것.

지진 컨트롤 타워의 부재는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국민안전처는 홈페이지 트래픽이 일시에 몰리면서 서버가 감당하지 못해 다운됐다고 변명하며 홈페이지를 보완하는 등 먹통 사태는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럼에도 또 한 차례 강진이 발생한 19일에도 홈페이지 먹통 사태는 재차 나타났다.

위기 시 국민들이 정부에 올바른 정보 및 대처방법을 신속하게 전달받길 기대한다. 지진은 사전 예측이 힘든 만큼 발생 직후 최대한 빠르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정부 3.0’이 구현돼야 한다. 비상 시 국민안전처가 아니더라고 국민안전처에 담겨 있는 지진관련 소식을 다른 부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라도 확인할 수 있는 협업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레츠코레일’이다. 레츠코레일은 명절을 앞두고 일시에 접속자가 몰려 평시 예매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명절기간 발권’ 페이지를 분리해 운영한다.

이런 방식으로 국민안전처도 위기 시 트래픽을 줄이기 위해 이미지를 최소화한 문자 위주 화면으로 전환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각 시군구 홈페이지 등 트래픽을 분산시킬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된다면 재난을 대비한다는 명분 하 트래픽 확보를 위한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과연 시설물 점검 및 내진보강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다. 현재 주어진 도구를 최대한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는 일도 병행해 진행돼야 한다.

과연 홈페이지 트래픽을 늘리는 일차원적인 접근법 이외에 국민안전처는 무엇을 조치를 취했는지 궁금하다. 이번 경주지진을 경험하면서 국민들은 과연 국민안전처가 안전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구심도 든다.

지진 피해지역 주민들은 ‘지진 공포’에 불안해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태도는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국민안전처의 재난경보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뒤 개편해야 한다.

지진으로부터의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라도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국민안전처가 찾아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