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상태' 갑을오토텍···“회사를 살려주세요” 관리직 직원 '절규'
'뇌사상태' 갑을오토텍···“회사를 살려주세요” 관리직 직원 '절규'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6.08.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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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미근동 경찰본청 앞 '공권력 투입 촉구' 평화집회 개최

■ 관리직 직원 "경찰의 미온적 대처 속, 갑을오토텍 서서히 죽어가" 한 목소리 
■ 50일째 이어진 파업으로 400억 손실액 추산…2014,2015년 영업손실액 훌쩍 뛰어 넘어

   
▲ 갑을오토텍 관리직 150여명이 지난 25일 서울 미근동 경찰본청 앞에서 '노조의 공장 불법 점거에 대해 '공권력 투입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관리직 직원들이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으로 국가기강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하는 모습.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갑을오토텍이 50일째 생산을 멈추며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갑을오토텍이 제2의 쌍용차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갑을오토텍 관리직 직원 150여명은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 앞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공권력 투입을 촉구하는 평화집회를 열고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에게 신속한 공권력 투입을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갑을오토텍 관리직 직원들은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으로 국가기강 바로잡자’ ‘공권력이 살아나야 회사도, 지역경제도 살아난다’며 조속한 공권력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노조의 불법 파업이 지속될 경우, 회생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관리직 부장 A씨는 “과거 만도기계 시절부터 입사 후 22년간 파업이 없던 해가 없었다”며 “선량한 갑을오토텍 관리직도 국민인 만큼 마음 놓고 출근할 수 있도록 신속한 공권력 개입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봉 7,000여만원을 받으면서 ‘약자’라 주장하는 노조보다 회사의 고유권한인 인사ㆍ경영권을 침해당하는 회사가 실질적 ‘약자’”라고 덧붙였다.

입사 7년차 B씨는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께 “갑을오토텍 노조는 올 7월 초부터 형식적으로 하루 0.5시간 근무를 하며 태업에 돌입, 7월 한 달 동안 23시간 근무하고 평균 210만원을 받았다”며 “700여 갑을오토텍 임직원과 협력사 1만 9,000여명의 가족들을 생각해 빠른 시일 내에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갑을오토텍측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노조의 파업과 공장 불법점거로 손실액이 약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2014년과 2015년에 기록한 영업손실액 173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또한 생산중단 장기화에 따라 국내·외 완성차 업체 등 주요 고객사 이탈, 금융권 여신한도 축소 및 회수에 따른 피해액도 약 135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무엇보다 갑을오토텍 노조의 공장 불법점거에 따른 위기감은 소속 직원이 1만 9,000여명에 이르는 180여개 갑을오토텍 협력사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갑을오토텍과의 거래 비중이 큰 협력사의 경우, 매출액이 최대 70% 넘게 급감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생산 중단에 따른 다른 거래처와의 신뢰 저하 등 무형의 손실도 막대하게 발생했다.

이에 갑을오토텍 경영진은 협력사의 위기감을 해결하고 원만한 사태 수습을 위해 이달 11일 경비용역 직원들을 공장에서 철수하는 등 노조의 요구사항을 대승적으로 수용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체 불법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

사측의 사태 해결 움직임에도 노조가 미온적 반응을 나타내자 경제계도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조속한 공권력 투입을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노조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50일 넘게 방치하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며 조속한 공권력 투입을 주장한 것.

이어 “과거에 일어난 문제를 마치 현 시점의 문제인양 둔갑해 갑을오토텍의 적법한 대체근로와 직장폐쇄를 불법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노조의 공장 불법점거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기에 어떤 이유로도 파업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갑을오토텍 관리직 직원들의 회사 살리기 운동도 본격화 시작됐다. 이달 18일부터 관리직 직원들은 35℃를 넘나드는 폭염 아래 청와대, 총리공관,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와 집회를 각각 열고 탄원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갑을오토텍의 생존을 위해 공장 불법점거로 파업 중인 금속노조에 엄중한 공권력 투입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 25일 경찰청 앞에서 관리직 사원 C씨는 “아산시청과 아산경찰서 등은 ‘노사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답한다. 합법과 불법만이 존재하는 법 집행에 어찌 조율이 있을 수 있냐”고 지적하며 “경찰이 금속노조와 특정 정치세력의 눈치를 보고 불법행위에 눈감고 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금속노조공화국인지 의심스럽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한편 갑을오토텍 노조는 대규모 영업 손실을 입을 사측을 상대로 ‘상여금 100% 인상’ ‘노조 불법행위 소송금지 및 징계 면제’ ‘조합원 학자금 지원’ ‘10년 고용보장’ 등 납득하기 힘든 수준의 단체협약 갱신안을 요구하고, 금속노조·민주노총 등 상급단체 인원, 가족 등 외부인력을 동원하면서까지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