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별인터뷰] 이동환 고양시장 “시민들께 죄송해···시의회, 본연의 역할 다해야”
[창간특별인터뷰] 이동환 고양시장 “시민들께 죄송해···시의회, 본연의 역할 다해야”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4.03.26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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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고양시, 우리나라 최고 교육도시로 변화시킬 것
고양경제자유구역 지정···경기북부는 물론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동력으로써 핵심
백석 업무빌딩, 기회비용만 쌓이는 안타까운 상황···청사 이전 전 활용 방안 검토
메가시티 다자협의체 제안···틀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적 측면까지 포함해 논의
추경 무산, 고양페이·국제꽃박람회 등 빨간불···시의회 파행, 시민 불편 가중시켜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경기도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선정(2022년 11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2024년 2월) 등 다양한 지역발전 호재를 갖고 있음에도 경기 고양특례시는 좀체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선8기 이동환 시장 체제 출범과 함께 시작한 제9대 고양특례시의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17대17 동수인 고양시의회 파행으로 2022년 연말 새해 예산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고양시는 2023년을 준예산체제로 시작했고, 지난해 연말에는 2024년도 연구용역비와 업무추진비 등을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급이야 고양페이 등 민생 예산과 연구용역비 등을 심의하기 위해 올해 첫 임시회(제282회)가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개회 예정이었지만, 여야 협상 결렬로 단 하루도 제대로 열리지 못한 채 끝나 시정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시의회 파행으로 인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시의회 파행으로 인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이에 국토일보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을 만나 고양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상황 등 다양한 현안과 함께 시의회 파행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이날 이 시장은 “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상정된 안건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파행하는 건, 시민을 위하고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들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래는 이동환 고양특례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고양시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선정됐습니다. 먼저 축하드리고, 향후 계획이 듣고 싶습니다.

교육발전특구 사업의 핵심은 교육혁신을 통한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있습니다. 이런 목적을 백분 살려 디지털 기반 늘봄과 유아보육 통합을 추진해 공교육 혁신을 이뤄내겠습니다. 그리고 일산테크노밸리, 고양방송영상밸리 등 고양시 대규모 자족시설들과 연계해 교육과 4차 산업 일자리가 연결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려 하는데요. 

이번 선정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과학고 설립, 해외교육기관 유치, 공교육 혁신으로 첨단산업을 선도할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고양시, 더 나아가 우리 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도시로 변화시키겠습니다. 

Q 연장선상에서 그간 미국, 싱가포르 등 각국 학교재단과 외국학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과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해외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장기 거주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시가 기업유치와 함께 외국교육기관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인데요. 그런 점에서 민선8기 고양시가 그동안 각국 유수한 교육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성과는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고양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고양경자구역 내 외국학교 설립을 통해 해외 인력의 정주여건을 조성하고, 창의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탄탄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또한 교육발전특구 지정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서 고양시가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인재특구’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켜봐 주시고 기다려 주시면, 시민들께 성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Q 앞서 말씀 주신 내용들 모두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관련이 있는데요. 지정을 위한 노력과 지정 이후 계획이 듣고 싶습니다.

고양시는 경기북부 최초로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선정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현재 경기도와 함께 우리 시 특성을 담은 최상의 개발계획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동시에 입지 수요와 기업유치 확보를 위해 기업, 연구소, 교육기관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세일즈행정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결과 투자의향서 총 61건(투자금액 6조3000억 원, 투자면적 112만여 평), 업무협약 28건을 체결했습니다.
 
고양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생태환경을 조성해 손꼽히는 국내외 기업과 기관들로 채울 것입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경기북부는 물론 나아가 수도권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동력으로써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고양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민선8기 고양시는 시민들 교통 불편 해소를 매우 중요한 정책으로 보고 가장 많은 공약사항에 담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대비한 것이기도 한데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지난해에는 서해선 소사~일산역 구간이 개통되는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고, 올해에는 수도권 교통 혁명인 GTX-A노선이 개통합니다. 이와 더불어 교외선, 고양·은평선 등 철도망 구축, 자유로 지하고속도로 등을 추진해 ‘수도권 30분대 진입’이 실현되는 광역교통망 확충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Q 다양한 외국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외국기업 2곳을 꼽는다면 어떤 기업이 있을까요.

먼저 고양시 1호 글로벌 유치 기업인 AEG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세계 1위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AEG, K-컬처 확산의 일등 공신 CJ라이브시티가 고양시에 합작법인 한국사무소를 설립하고 문화콘텐츠 사업을 키우기로 한 것 때문인데요. 이를 통해 일산테크노밸리, 고양방송영상밸리, 킨텍스 등 고양시 미래 성장 동력들과 시너지를 내서 우리 시가 K-콘텐츠 대표도시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한 곳은 가장 최근에 업무협약을 맺은 룩셈부르크 국립보건원입니다. 고양경제자유구역 내에 해외 공공기관이 유치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큰데요. 유럽의 정밀의료 분야를 선도하는 국립보건원과의 활발한 교류협력으로 고양경제자유구역과 일산테크노밸리 내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Q 시민들이 많이들 궁금해 하고 있는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백석 업무빌딩을 당분간 시민청사로 활용하시겠다고 했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백석동 업무빌딩) 청사 이전 추진은 경기도 투자심사 결과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사유는 주민설득, 시의회와 소통 부족 등 매우 주관적인 내용으로 우리 시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청사 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기 때문에 시민들 참여와 소통을 통한 숙의과정을 거쳐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청사 이전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백석동 업무빌딩은 오랜 소송 끝에 돌려받은 고양시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청사 이전 추진이 잠시 중단됨에 따라 작년 5월 건물 소유권이 고양시로 이전됐음에도 여전히 방치된 채 기회비용만 쌓이고 있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청사 이전까지 업무빌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Q 시민들 큰 관심사로 또 하나가 고양시 서울 편입입니다. 때마침 지난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메가시티 다자협의체’를 제안했는데요. 시장님이 말씀하시는 ‘수도권재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메가시티나 수도권재편은 같은 의미입니다. 서울이 지금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라 수도권재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서울과 가장 크게 인접해 있고, 생활권 또한 상당 부분 겹치는 고양시로서는 이에 대해 함께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만큼 여러 가지 안들이 설왕설래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단순한 서울 편입과 일본의 동경도(道)와 동경시(市)를 예로 경기북부를 서울특별자치도로 분도 시키는 방안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시 입장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행정구역에 관한 것이기 때문인데요. 앞서 언급한 일본 동경도의 경우 시(市)와 함께 구(區) 역할을 하는 데도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그런 구조는 존재하고요. 예컨대 광역단체인 대구, 부산, 인천, 울산의 경우 구(區)와 함께 각각 군(郡)을 포함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서울시에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경제적 측면까지 포함해 논의할 수 있는 다자협의체를 제안한 것입니다.

Q 고양특례시의회와의 관계가 참 어렵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개선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먼저 고양특례시의회 파행으로 시민들께 불편을 끼치고 있고, 시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장 지난 (제282회) 임시회 파행으로 추경(추가경정예산)이 무산되면서 고양페이 사업 중단과 국제꽃박람회도 빨간불이 켜졌고, 많은 시민이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데 삭감된 연구용역비용을 살려내지 못해 도시기본계획부터 정비계획 모두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시의회 파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시의회 파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경현 기자)   

무엇보다 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상정된 안건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파행으로 끝내버리는 건, 시민을 위하고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들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취임 후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상정된 안건을 제대로 검토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요. 2022년도에는 새해 예산을 심의하지 않아 2023년을 준예산체제로 시작했고, 지난해 연말에는 예산(연구용역비용, 업무추진비 등)을 다 삭감해 버려 직원들이 대외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렸습니다.

일각에서는 총선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거라면 더 큰 문제입니다. 선거는 선거대로 열심히 하는 거지, 시의회나 시정을 유불리에 따라 이용하면 안 되니까요. 시의회 역할은 시민들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지 시민들 피해와 희생을 만드는 곳이 아니지 않습니까. 다시 한번 시민들께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해주길 촉구합니다. 고양시도 시민들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이제 바야흐로 봄입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 시민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 들어서도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시민과 현장 중심의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와 맞춤형 자활사업 등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물론, 소상공인 특례보증과 주요 상권 재활성화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생업에 종사하시면서 시민들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피부로 느끼실 텐데요.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고양시도 크고 작은 모든 정책이 시민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으니, 시민들께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위기 속에서 더 강해졌던 우리 역사처럼,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시민들과 고양시가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다소 무거워 보였다. 특히 시의회 파행 관련 질문에서는 재차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며, 시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한 채 안건을 심의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누구 말처럼 유행을 따라 하듯 저쪽(국회)이 그렇게 하니까 따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우리는(집행부·시의회) 고양시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한데도 개인적인 입장(정당·시의원)과 감정으로 파행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걸 안 해준다고 일을 거부하는 상황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