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극심화, 더 늦기 전에 건설기계 배출가스 잡는다
미세먼지 극심화, 더 늦기 전에 건설기계 배출가스 잡는다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8.11.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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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18 교통환경포럼 통해 건설기계 배출 대안 정책 논의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주관, 해외사례 통해 국내 현황 및 개선방안 마련

정부, 배출허용기준강화 및 신규엔진교체, 저공해 의무화 추진 밝혀

▲ 20일 전경련타워에서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2018 교통환경포럼에서 국내외 건설기계 배출가스 저감대책 현황 주제발표를 마치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토일보 특별취재팀]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며 재난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건설기계 수송분야의 배출가스가 미세먼지 유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환경부는 수도권대기환경청 및 서울시·인천시·경기도와 함께 ‘건설기계 배출가스 관리방안’을 주제로 한 2018년 교통환경포럼을 개최해서 건설기계 분야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추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동안 환경부는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권에 대한 정책에 집중해왔다. 건설기계 역시 수송분야에서 오염물질 배출의 심각성이 대두되며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고 판단 하에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발표는 해외 선진국의 건설기계 수송분야의 정책과정을 살펴보며 국내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

국제암 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엔진이 1급 발암물질로 규명돼 국민건강을 위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환경부 교통환경과 이주현 사무관은 “수송분야 중 미세먼지 배출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가 건설기계이며, 그중 노후건설기계를 배출저감 정책에서 우선적으로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환경부는 건설기계에서 배출되는 매연을 저감하기 위해 매연 배출허용기준을 도로용은 유로6(Euro-6), 비도로용은 티어4(US Tier4) 등급에 맞춰 점진적으로 허용기준 등급을 강화하고 있다.

등급 규정 준수와 더불어 이주현 사무관은 정부가 노후 건설기계 조기폐차 진행 및 DPF(미세먼지저감장치) 부착, 신형엔진 교체 등의 지원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자동차에만 국한됐던 저공해화 추진 확대의 필요성도 느끼며 100억원 이상 규모의 신형건설기계는 저공해 기계만 쓸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포럼을 통해 건설기계의 자동차 동급 배출허용기준 강화, 현 건설기계 저공해화 한계 인정하고 엔진 교체의 확대 추진, 관급공사의 저공해 건설기계 의무화 등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사항을 소개했다.

이주현 사무관은 “환경 규제와 동시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마련 중”이라며 “건설기계 이용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최대한 경감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스위스의 저명한 매연저감장치인증기관(VERT, 이하 베르트)에서 자국의 건설기계 배출가스 규제 및 저공해사업 성과를 발표해 필터 장치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발표자는 50에서 150나노미터 사이의 미세한 입자가 인간의 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입과 코를 통해 폐로 흡수되면 두 시간 만에 뇌로 퍼져 사망까지 이른다고 밝혔다. 이 입자가 곧 연소기관에서 나오는 매연 및 배기가스라고 말해 참석자들에게 경각심을 울렸다.

이에 베르트 연구기관은 소형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제작에 성공했다고 말하며, 한국에서는 입자 번호 확인뿐 아니라 입자 질량의 확인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새로운 신형엔진은 입자 수가 적을지는 몰라도 입자 크기가 미세하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이 더 크다”며 “현재 유럽에서는 베르트 인증 제도를 도입해 대부분이 필터를 사용한다”며 필터의 우수성을 지목했다.

발표 자료에는 현재 베르트 필터가 여러 검증결과를 통과하고 유럽 전역에서 의무적으로 상용되고 있는 추세며 중국 및 이스라엘, 중남미 전역에도 활용된다고 나와 있다.

베르트 관계자는 “베르트는 필터 제작자이자 인증기관으로서 다양한 기술지원을 마련하고 있다”며 컨설팅 서비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어서 해외 초청연사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국(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이하 칼브) 조안나 레빈 팀장이 캘리포니아주 노후 건설기계관리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세 가지 접근방식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레빈 팀장은 신규엔진에 관해서 제조업체부터 구매자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규정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장비는 단일 규제로 시행 중이며, 주 차원에서 청정장비를 구매토록 인센티브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해 국내가 참고해야 할 사항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성능요건으로 구별해 관리하는 접근방식으로서 차량 크기 및 마력으로 나누거나 농업용 및 제설차량은 면제토록 하는 방안을 선보였다. 그밖에도 펀딩 제도가 있어 노후화 차량 교체시 보조금 지원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국내 도입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및 한국자동차환경협회, 녹색교통운동의 기술 전문가 3명이 ‘성공적인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건설기계 맞춤관리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발표에서는 국내 건설기계 배출가스 규제 및 저감기술을 소개하고, 정부의 노후 건설기계의 저공해사업 추진현황과 배출가스 관리 문제점을 밝히며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다뤘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국내외 교통 및 환경 분야 전문가 및 시민단체, 산업계, 지자체 담당관 등 100여명과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주최자 자격으로 참석한 수도권대기환경청 김동구 청장은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 원인 중 경유차 다음으로 영향이 높은 노후 건설기계가 배출가스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수송분야 비도로이동오염원의 전략적 관리방안과 저감기술을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공유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포럼을 주관한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안문수 회장은 “2018포럼에서 논의된 국내 건설기계 저공해사업과 해외의 성공적인 저감사업의 공유를 통해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20일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주관으로 '2018 교통환경포럼'이 개최돼 건설기계 배출가스 관리방안을 모색하고자 수도권대기환경청 김동구 청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